※캐붕 날조 주의 “자, 들어 봐.” 정체된 공기 중에는 부옇게 먼지들이 떠다녔다. 무거운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달빛과 반짝거리는 먼지들. 기묘하게 조용한 공간을 가벼운 발걸음 소리가 채웠다. 그는 공책을 더 꼭 끌어안았다. 바닥을 밟을 때마다 평소라면 들리지 않았을 끼익 소리가 들렸다. 마루로 짜 넣은 합판들이 맞물리는 소리였다. 소리가 울릴 때마다 발가...
캐붕, 날조, 엉성함 주의^-ㅠ 여름의 초입에 있는 날답게 해가 저문 지 오래임에도 거리는 활기로 가득했다. 차가 지나다니는 소리, 연인들의 웃음, 옥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세느강에는 가로등 불빛이 금빛으로 너울댔다. 마리네뜨는 난간에 기댄 채 한숨을 내쉬었다. 공기가 쌀쌀하다고 하지만 적당히 눅눅한 공기에 그녀는 얇은 면티 차림이었다. “원하는 대로 오는데 ...
소년의 기억에서 첫 번째 생일 파티 참가자는 네 사람이었다. 고깔모자를 쓴 어른 셋이 그를 향해 폭죽을 들었다. 살짝 매캐한 화약 냄새. 축포에서 터져 나온 컨페티는 금색, 초록색, 파란색, 붉은색이었고 케이크에 꽂힌 초는 크리스마스 캔디케인같은 회오리치는 붉은색과 하얀색이었다. 꿀 같은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한쪽으로 묶어 내린 여성이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다...
대로에 환한 햇살이 쏟아져 내렸다. 아드리앙은 손으로 햇살을 가린 채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바람이 불자 연한 분홍색 꽃잎들이 순식간에 시야를 채웠다. 밝은 거리에서 비산하는 꽃잎들은 누군가 썬캐쳐를 허공에 달아놓은 것 같기도 했다. 그는 느리게 두 눈을 깜빡였다. 거리에서는 마르지 않은 물 냄새와 산뜻한 새순의 향기가 났다. 멈춰 선 ...
밤바람이 불었다. 레이디버그는 뺨에 간지럽게 와 닿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 낮에 사람들로 북적이던 박물관은 이제 한산해서 조용하기만 했다. 뺨에 와 닿는 공기가 차가웠다. 가끔 경보로 순찰하는 경비원을 빼면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르네상스 건물 옥상에 서 있던 레이디버그는 몸을 쭉 폈다. 다행히 오늘 밤에는 빌런이 나타날 것 같지 않았다. 길거리...
“캣워커.” 그런 이름으로 불릴 땐 늘 찬물이 머리 위에 끼얹어지는 기분이었다. 레이디버그가 블랙캣에 대한 싫증을 늘어놓을 때마다, 원하든 원치 않든 그는 캣워커로 변신 되곤 했다. 온전히 말라붙기 전에 잘라낸 건초 같은 머리 색과 날개 죽지에서 시작되어 가슴과 어깨를 감싸고 다시 날개 죽지에 끝나는 금색 줄. 다시 못 볼 거라 생각 했던 사람의 등장에 몇...
푸르스름한 달빛이 커다란 창을 그대로 투과 해 그의 뺨을 쓸어 내렸다. 가브리엘은 손을 뻗어 제 앞에 놓인 찻잔에 손을 얹었다. 차갑고 매끄러운 촉감. 몇 번이나 얼굴을 묻고 향을 맡았던 익숙한 감각이었으나 찻잔의 차는 차갑게 식어있었다. 식은 차에서 향기가 날 일은 없었다. 그는 찻잔을 움켜쥐었다. 맞은편에서 작은 웃음소리가 났다. “가브리엘.” 여름의 ...
그는 언제나 그녀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었다. 예컨대 화이트데이 사탕처럼. 그는 그때만 되면 묘하게 공기 중을 떠돌아다니는 긴장과 달콤한 향기가 좋았다. 가게 문을 장식하는 플랜 카드와 하트모양 스티커라던가. 파스텔톤 벽을 따라 놓인 투명한 유리병과 그 안에 담긴 달콤한 사탕, 캐러멜, 토피, 마시멜로들. 그날만 되면 가게는 종이봉투가 바스락거리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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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를 자를 때, 그는 항상 바닥까지 자르는 걸 어려워했다. 은색 칼날이 바삭한 페이스트리 겉면을 자르면서 날에 뿌연 김이 서렸다. 갇혀있던 아몬드 크림의 냄새가 칼날에 서린 김처럼 맴돌았다. 고소하고, 혀 위가 묵직해지는 냄새. 그는 신중하게 바닥까지 갈랐다. 곧 칼끝으로 뚝 끊기는 느낌이 났다. 그는 각도를 유지한 채로 바닥에 선을 그었다. 바삭한 표면...
무대 뒤편은 항상 먼지가 가득했다. 창문도 없고 무대 조명도 닿지 않았으나, 드문드문 놓인 희미한 전등 아래에서 하얀 먼지들이 공기 속을 부유하는 게 보였다. 마리네뜨는 무대 의상에 먼지가 묻지 않도록 커버를 씌우며 한숨을 내쉬었다. 벌써 위생 상태에 대해 세 번이나 건의했는데, 그때마다 극단주는 곤혹스러운 얼굴을 하며 퇴짜를 놓았다. ‘마리네뜨 양도 알다...
입을 열 때마다 입김이 솟아 올랐다. 안개로 눈앞이 흐려졌다가 다시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맞은편의 가면이 덮이지 않은 코와 머리카락 옆으로 드러난 귀가 차가운 바람에 빨갛게 물들었다. 분명히 바람이 닿는 곳은 뺨인 데도, 왜 마음이 시린 건지. 손을 들어 가슴에 올렸지만 실제로 와 닿는 바람은 없었다. “마이 레이디.” 혀를 간질이며 나온 숨이 바로 바닥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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